경제학자들은 왜 싸우는가
요약해서 말하자면 경제사, 경제사상사에 입문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책의 목차만 보고 나면 마치 맥락 없이 툭툭 던지는 듯 한 느낌을 갖게 되지만 읽고 나면 글쓴이가 어떤 독자
계층을 대상으로 해서 글의 순서와 내용을 정리했는지 분명히 알 수 있게 된다. 해당 경제학자들이 태어난
순서로 내용이 전개되지 않고 마르크스와 케인스의 순서가 바뀌어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이 책에 등장하는 네 명의 경제학자들이 경제를 바라본 주된 생각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애덤 스미스는 경제는 시장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고 케인스는 순환이라고 이해했으며 마르크스는 권력관계로 해석했고
폴라니는 자연과 인간이라고 받아들였다. 분명한 것은 글쓴이가 경쟁을 기반으로 인간성을 말살하고 부의
편중을 심화시키는 자유주의라는 옛 생각에서 벗어나라고 얘기한다는 점이다. 케인스처럼 말이다. 동의한다.
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각자 읽어보고 이해해야 할 사항이니 설명이나 예시는 생략하는데 책 서두의 추천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베블런의 사상까지 다루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책의 제목은 많이 자극적이고 엉뚱하기까지 하다. 추천의 글에 나오는
것처럼 ‘이 책은 이들 중 누가 옳고 그르다는 주장을 하지 않으며,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려고 하는 시도는 더더욱 거부한다.’가 책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케인스와 하이에크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이들이 살았던 시기로도 싸움은 적정한 표현이 아니다. 경제 현상을 바라본 현자들의 여러 가지 시각을 요약해서 제공하고 앞으로의 경제가 어떤 방향성을 지니고 진행되기를
바라는 관점을 전달하는 책이므로.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별 네 개, 편집/구성에 대해서는 제목에 대한 불만과 비싸다고 받아들여지는 책값을 고려해서 (그렇게
찍을 수는 없지만) 별 세 개 반을 준다.
이 책의 두께나 판형으로 보면 8천 원의 정가는 많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나 번역하신 분 입장에서는 이런 불평이 불편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책을 구매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작고 얇은 책(120p이다)의 가격이 비싸다고
툴툴거리게 된다.
P.S. 1 이 책에 등장하는 네 사람의 경제학자들 중 누구도 원래의
전공이 경제학이 아니었던 철학자, 수학자, 역사학자였다고
하니 경제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우리 대다수들도 조금 힘을 내면 이들의 언설을 상당 수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버거운 꿈을 꾸어본다.
P.S. 2 진척이 더딘
헌트와 하일브로너 읽기에 속도를 내야겠다는 생각 + 접어두었던 폴라니의 여러 책들을 다시 펼쳐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경제에 관한 ‘옛 생각’에서 벗어나라!
홍기빈이 추천하는, 가장 명쾌하고 간결한 ‘경제’ 입문서
지난 미국 금융위기나 최근 유럽의 위기 때도 경제학자들은 서로 싸웠다. 누군가가 세금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면 다른 누군가는 반대로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 유로화 출범이 위기를 벗어날 해법이라고 주장하는 경제학자가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경제학자도 있다. 이렇게 성장과 분배, 실업과 고용, 재정과 부채, 국제무역 등을 놓고 경제학자들끼리 싸우는 속내를 이해하려면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경제학자 4인방의 프레임과 그 한계를 비판적으로(그리고 서로 보완하면서) 살펴야만 한다.
이 책은 이렇듯 세상을 움직이는 4가지 경제이론의 핵심을 파고들며 그 속에서 현재의 경제위기의 해법을 찾아내는 강력한 핸드북이다.
추천의 글 _홍기빈
서 론
난 반댈세!
경제의 네 가지 표상 : 시장, 순환, 권력, 사회와 자연
사회과학으로서의 경제
01 시장으로서의 경제
자유의 공간과 사회관계로서의 시장
모든 이의 이익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가능해?
균형가격
가격의 ‘자유’
적정가격이란?
유럽연합 : 공공의 선을 위한 경쟁
시장에서 순환으로
02 순환으로서의 경제
경제는 불균형이다
통화는 신용의 문제
두 번째 통화의 기적
순환의 중심, 기업가
중앙은행은 경제를 구할 수 있을까?
강하면서도 약한 국가
오늘날의 케인스
순환에서 역학관계로
03 권력관계로서의 경제
약육강식
중심 vs 주변
자본주의 vs 민주주의
기업 : 지배를 위한 분업?
주주자본주의 : 금융의 지배
필연적인 위기
권력으로서의 경제에서 사회와 자연에 통합된 경제로
04 자연과 인간을 위한 경제
시장경제사회에 대한 거부
시장경제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상호성과 재분배
성장은 이제 그만!
지구를 구하라?
좀 더 평등하고 인간적인 경제
행복정책을 향하여?
결 론
경제위기를 생각하다
서로 상충하는 표상들
대안적 표상
또 다른 철학으로
추천도서 / 용어해설